대구환경교육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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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교사모임 대구지부) 어서 오세요~ 독수리 식당입니다.

환경과생명을지키는교사모임 장선미


몽골이 고향이고 겨울 철새인 독수리들이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먹이를 제공하는 독수리 식당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21년입니다. (그 전에도 체험행사로 먹이주기를 했습니다.) 여기(우포, 개진, 달성군 근처)에 오는 독수리들은 어리고 약한 개체들인데 도시화로 인해 그들의 먹이인 사체 구하기가 어려워지니 굶어 죽거나 죽은 동족을 먹기도 했습니다. 이 상황을 잘 아시는 우포 왜가리 할아버지 이인식 선생님의 제안으로 곽상수 이장과 함께 독수리 식당을 홍보하고 후원금을 모아 일주일에 2~3회 열었습니다.





하지만 지역민과의 갈등, 지자체의 무관심, 조류독감 등으로 식당 운영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고기를 사고, 배달하고, 적절한 장소에 놓아 두는 활동이 한 두 사람의 힘으로 지속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거기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흐지부지되었습니다.

2022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독수리에게 먹이를 제공하였고 몽골로 돌아가기 전에 한 두 번 제대로 주기로 했습니다.

독수리는 먹이를 준다고 해서 배가 고프다고 해서 바로 내려와 먹지 않습니다. 정찰병 독수리가 사체를 발견하면 인근에 있는 독수리들을 다 모읍니다. 마치 ‘저 아래 먹이가 있어. 같이 먹으러 가자!’하는 것처럼. 그래서 독수리 무리들이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몇 번 반복하고 다 모였다 싶으면, 안전하다 싶으면 대장인 듯 보이는 독수리가 내려 앉습니다. 바로 먹지 않고 다른 독수리들이 내려 앉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렇게 2~3시간이 흘러야 볼 수 있는 장면이 독수리 먹이 먹는 장면입니다. 그렇게 기다려도 못 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독수리 식당이 중요합니다. 한 두 번의 행사가 아니라 정해진 장소에 꾸준하게 먹이를 제공해야 독수리도 안심하고 잘 먹습니다.





회천 모래사장은 먹이주기 좋은 장소입니다. 하지만 봄이 다가오고 흰목물떼새가 포란하는 시기가 되자 여기에 먹이주는 것이 맞지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장소를 물색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방송에서 굶어 죽어 가던 독수리가 구조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위장의 상태를 보니 2~3주 아무것도 못 먹었고 가슴 근육이 수축되어 날기 힘들다는 내용이었습니다. (https://dgmbc.com/article/9mYPRfB936isSVs) 짐작만 하고 있던 상황이 사실로 드러나자 적극적으로 독수리 식당을 운영해야 겠다는 사람들(단체)이 모였습니다. 환경운동연합, 환경과생명을지키는교사모임, 놀이협동조합 작땅이 주축이 되어 후원금을 모으고 먹이주기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3월 5일~19일까지 총 5번 식당을 열었습니다. 약 70명의 가족이 참여해 주었고 작땅, 전교조, 대구환생교, 해올중고에서 단체후원금, 참여자 개인후원금이 더해져 냉동 돼지고기 덩어리를 사서 제공하였습니다.(1회당 약 15만원 정도) 그런데 먹이를 주면 하늘을 선회하는 독수리들은 보이는데, 내려 앉아 먹이를 먹는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식당 주변 독수리 발자국이나 깃털, 고기 덩어리가 줄어드는 것 등을 보고 먹긴 먹는구나라고 판단하고 지속적으로 주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독수리는 생태계의 청소부라 불리며 동물의 사체 또는 거의 죽어가는 동물을 먹는, 사냥을 못하는 순한(?) 새입니다. 까치에게 쫓기는 모습도 종종 보고, 먹이를 먹을 때도 까치와 까마귀에게 밀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몸에 비해 날개가 커서 하늘을 선회하며 나는 모습은 멋지지만 땅에 내려 오면 큰 날개 때문에 겅중거리며 걷는 모습이 둔해 보이기도 하고 우스꽝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눈은 송아지보다 예쁘다고 하네요. 기회될 때 놓치지 말고 꼭 보세요.




독수리의 고향은 몽골입니다. 넓은 초원에서 유목과 목축 생활을 하는 몽골인들에게 독수리는 동물 사체를 처리해 주는 아주 고마운 동물입니다. 그래서인지 역사적 문화적으로 독수리를 신성시한다고 합니다. 몽골에 추운 겨울이 찾아오면 강한 독수리들은 거기 남고 약하고 어린 독수리들은 먹이를 찾아 남쪽으로 날아오는데, 한반도에는 11월 쯤에 날아와 3월에는 날아간다고 합니다. 과거 감자 농사를 주로 짓던 고령 개진은 200마리 정도의 독수리들이 날아왔고, 밭 중간 거름무더기 위에 앉아 있는 독수리를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비닐하우스가 늘어나고 마늘 양파 농사를 지으면서 독수리가 내려 앉을 곳이 없다고 합니다. 거기에 먹이까지 부족하다 보니 현재 여기에 오는 독수리들은 30~50마리 정도입니다. 반면에 먹이를 정기적으로 주고 서식지를 보존하는 고성은 약 600마리 정도의 독수리가 날아온다고 합니다.

다시 한 번 독수리 식당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됩니다. 앞으로 우리 지역에서 독수리 식당을 꾸준히 열 수 있도록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리고 지구라는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인간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면 좋겠습니다.

정리편 https://youtu.be/HzMi8NlX-Kw

관련언론보도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20306010000907

http://omn.kr/1xo0f

http://naver.me/x78AERXm

https://dgmbc.com/programme/LXrP7WkdRfR6eXLqQ/p/uPPBI7r5/single/45641